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본 한 장의 사진이 유난히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파리 거리에서 찍힌 이 사진은 @linda. sza의 피드에 올라온 것으로, 단순한 여행 스냅처럼 보였지만 그 속에는 파리지앵 특유의 여유와 감성이 녹아 있었습니다.
특히 눈에 들어왔던 건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패션 스타일이었습니다. 마치 아무렇지 않게 걸쳐 입은 것 같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취향과 센스가 담겨 있었죠. 저는 그 사진을 보며 다시금 '꾸안꾸'라는 스타일의 매력을 떠올렸고, 동시에 패션이란 얼마나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 사진에서 받은 인상과 패션적으로 인상 깊었던 포인트들을 정리해 본 감성적인 기록입니다. 파리의 거리, 무심한 듯 멋스러운 스타일, 발끝까지 이어진 취향, 그리고 그 순간의 공기까지 모두 담아보려 합니다.
셔츠와 슬리브리스로 완성한 꾸안꾸의 정석
@linda. sza의 피드 속 인물들은 유난히 자연스러웠습니다. 한 사람은 오버핏 스트라이프 셔츠에 데님 쇼츠, 다른 한 사람은 흰 슬리브리스와 체크 스커트를 입고 있었죠. 그저 편안한 조합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파리지앵 특유의 ‘무심한 듯 시크한’ 분위기가 가득했습니다.
그 스타일은 요즘 우리가 자주 이야기하는 ‘꾸안꾸’의 정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부러 과하게 꾸미지 않아도, 자신만의 무드를 담은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멋스러운 룩. 저는 이 룩을 보는 순간, 오히려 그 간결함에서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무심한 듯 멋스러운 이 꾸안꾸 스타일은 요즘 파리 로컬 브랜드들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Rouje(루쥬)는 파리 스트리트 감성을 제대로 담아내는 브랜드로, 자연스러운 핏의 셔츠나 페미닌 한 스커트, 그리고 부담 없는 슬리브리스 아이템들이 특히 인기입니다. 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Jeanne Damas가 전개하는 브랜드답게 프렌치 무드를 잘 표현하고 있어, 저희 룩에도 정말 잘 어울리는 분위기였습니다.
또 다른 브랜드인 Sézane(세잔) 역시 프렌치 시크의 주인공입니다. 세잔은 실용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의 옷이 많아, 일상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으면서도 감도 있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브랜드입니다.
발레리나 플랫으로 완성된 발끝의 취향
사진을 보며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문 곳은 옷차림보다도 발끝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분위기의 발레리나 플랫(Ballerina Flats)을 신고 있었는데, 그 작은 선택 하나가 전체 룩의 인상을 결정짓는 듯했죠.
한 사람은 꽃 자수가 섬세하게 놓인 브라운 플랫을, 또 다른 사람은 클래식한 버건디 컬러의 발레리나 플랫을 신고 있었습니다. 두 슈즈 모두 굽이 거의 없고 발등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디자인으로, 여성스러우면서도 일상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런 발레리나 플랫은 단순한 신발이 아니라, 마치 ‘태도’처럼 느껴집니다. 편안하면서도 스타일을 잃지 않고, 과하지 않지만 분명한 취향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리의 거리에서, 이런 신발은 멋 부린 듯 안 부린 듯한 그 경계에 있는 아주 좋은 선택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다음과 같은 브랜드도 추천할 수 있습니다. Repetto는 발레리나 플랫의 정석이라 불릴 만큼 우아한 실루엣이 특징이고, Margaux는 뉴욕 기반으로 편안한 핏과 클래식한 컬러가 인상적입니다. 또 Sézane은 파리지앵 감성을 담은 다양한 디자인으로 데일리룩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런 슈즈는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내가 오늘 어떤 태도로 하루를 살아가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표현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원한 한 잔과 나른한 대화, 그리고 파리의 오후
사진 속에는 손에 들린 투명한 음료 한 잔도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뜨겁게 달궈진 돌바닥에 앉아 시원한 한 잔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 장소는 거창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편안함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순간이 패션과 더불어 하나의 장면처럼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스타일은 결국 일상 속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빛나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화려한 무대나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이렇게 소소한 순간에 진짜 ‘멋’이 담겨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사진은 하나의 스타일 아이디어를 넘어, 여유와 감성, 그리고 ‘순간의 가치’를 떠올리게 해주는 장면이었습니다.
결론 - 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 장소보다 순간의 감정
결국 패션이란 누군가를 꾸미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나의 기분, 나의 하루, 나의 태도까지도 함께 표현해 주는 것. 그래서 어떤 스타일은 단순히 옷이 아니라, 기억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linda. sza의 사진은 바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파리의 여름 한가운데, 자연스러운 옷차림과 편안한 자세, 그리고 조용한 대화. 그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져 한 장의 사진이 곧 하나의 감성적인 ‘이야기’가 된 것이죠.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은 어떤 기분을 담고 있을까요? 매일의 스타일 속에서 나만의 이야기와 감정을 조금씩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 언젠가 그 옷을 다시 보았을 때, 그날의 여름 공기까지 함께 떠오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