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브랜디멜빌(Brandy Melville)을 접한 건 몇 년 전, 유튜브 속 미국 브이로그를 통해서였다. 영상 속 소녀들은 하나같이 연청 데님에 몸에 착 붙는 티셔츠, 그리고 느슨한 가디건을 걸친 채 캘리포니아 햇살 아래를 걷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 옷들이 “평범한데 예쁜” 느낌을 자아냈다. 어딘가 꾸미지 않은 듯 자연스럽지만, 동시에 시선을 사로잡는 분위기였다. 나 역시 브랜디멜빌의 옷을 입고, 쇼룸을 직접 방문하면서 그 특별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번 글에서는 브랜디멜빌의 브랜드 정체성, 대표 인기 상품, 그리고 성수동 쇼룸 방문 후기까지 세 가지 주제로 깊이 있게 살펴보고자 한다.
Brandy Melville의 정체성: 미니멀하고,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브랜디멜빌은 1970년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놀랍게도 미국 브랜드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과 한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10~20대 여성들에게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은 분명하다.
One Size, Natural Fit
Basic but Romantic
Effortless Cool Girl Mood
브랜디멜빌은 ‘심플하지만 존재감 있는 실루엣’을 지향하는 컨템포러리 브랜드다. 미니멀리즘을 바탕으로 하지만, 단순한 기본에 머무르지 않고 실루엣과 디테일에서 개성을 드러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이 브랜드의 가장 큰 매력은 “옷이 말을 한다”는 느낌이다. 평범해 보이지만, 입는 순간 자연스레 시선을 모으고, 입는 사람의 정체성을 은근히 드러내 주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브랜디멜빌이 단순한 패션 브랜드와 다른 점이라 생각한다.
브랜드명 ‘멜빌(Melville)’은 작가 허먼 멜빌에서 영감을 받았다 한다. 나름의 깊이와 사유가 담긴 디자인 철학을 갖고 있다는 점이 브랜드의 차별점이다. 유행을 쫓기보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도 빛나는 ‘오래된 친구 같은 옷’을 만들고자 한다는 이야기에 크게 공감했다.
젠더리스한 느낌도 강해 남녀 모두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내가 피팅한 옷들 역시 과하지 않은 절제미와 자연스러운 볼륨감 덕분에 부담 없이 입을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브랜디멜빌은 ‘조용하지만 확실한 독립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기 상품 분석: 왜 이 옷이 그렇게 팔릴까? “볼륨감 있는 실루엣의 매력”
브랜디멜빌의 대표 상품들은 주로 셋업, 재킷, 팬츠, 니트류다. 그중에서도 ‘스트럭처 블레이저’ 시리즈가 특히 눈에 띈다. 어깨와 허리 라인의 절개가 세련되게 들어가 있어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도 볼륨감 있는 실루엣을 완성한다.
실제로 거리에서 이 재킷을 입은 사람들을 자주 마주치는데, 브랜디멜빌만의 시그니처 아이템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에센셜 핀턱 팬츠’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와이드 하지만 떨어지는 핏이 정말 예뻤고, 남녀 공용으로 디자인되어 활용도가 높다. 데일리룩은 물론 출근, 하객룩 등 다양한 상황에서 두루 쓰임새가 뛰어나다.
컬러 팔레트는 베이지, 그레이, 다크그린, 아이보리 등 뉴트럴 톤 중심이다. 이 색감들은 스타일링이 쉽고, 다양한 아이템과 매치하기 좋다. 개인적으로 브랜디멜빌의 아이템들은 유행을 따르기보다 ‘나만의 스타일’을 완성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느낌이다.
성수동 쇼룸 방문기: 브랜디멜빌 매장의 첫인상
성수동에 위치한 브랜디멜빌 쇼룸은 첫인상부터 단아하고 절제된 분위기였다. 매장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아늑했다. 화이트 벽, 우드 소재 선반, 그리고 마치 유럽의 작은 부티크에 온 듯한 조명과 구조. 외관은 심플하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고급 소재와 차분한 조명이 조화를 이루며 여백의 미를 살리고 있다.
좁지 않은 공간에 옷들이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진열되어 있어 쇼핑하는 내내 편안함을 느꼈다. 피팅룸은 생각보다 넓었고, 조명이 부드러워 옷을 입었을 때 내 얼굴까지 더 맑아 보이는 기분이었다.
나는 스트라이프 반팔티와 아이보리 스커트를 착용해 봤는데, 정말 '꾸안꾸 감성'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이 이상하게 더 자신 있어 보였다.
가격대는 셋업 상의가 18만 원대, 하의가 10만 원대 초중반으로, 개인적으로 품질과 디자인을 고려하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봉제와 패턴 설계가 탄탄해 입었을 때 느껴지는 완성도가 확실히 다르다. 또한 일부 제품은 온라인보다 쇼룸 한정 판매라 쇼룸 방문이 필수다.
결론: 자기표현의 도구로서 브랜드멜빌
브랜드멜빌은 단순히 옷을 파는 곳이 아니라, ‘자기표현’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는 브랜드다. 성수동 쇼룸에서 직접 경험한 브랜드멜빌은, 패션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차분하지만 강렬하게 전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브랜디멜빌은 그저 ‘예쁜 옷’을 넘어서, 특유의 감성과 무드를 전달하는 브랜드다. 나는 이 브랜드를 입을 때마다 마치 하루가 조금 더 부드러워지는 기분이 든다. 어쩌면 그것이 브랜디멜빌이 전 세계 수많은 소녀들에게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몸에 딱 맞는 베이비 티셔츠 하나, 여리여리한 플레어스커트 하나만으로도 완성되는 스타일. 그 간결함과 정제된 분위기가 이 브랜드의 진짜 매력이다. 성수동을 포함한 서울의 핫플들에서 브랜디멜빌 무드를 담은 로컬 브랜드들도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브랜디멜빌의 본질을 알고 입는 것, 그리고 그것이 주는 감정을 천천히 음미해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